日本刀의 
                소리(反り-そり)
                
일본도의 예술적 가치를 높혀 
                주는 요소 중 하나가 도신의 휨입니다.
                
일본도가 다른 도검과 구분되는 
                특징 하나가 바로 이 도신의 휜 정도인데 이를 소리라고 하는데 
                일본도라고 하면 흔히 적당히 휜 외날칼을 연상케 되는 것도 이 
                소리의 특성을 잘 보여 주는 예라고 하겠습니다.
                
일본도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전투용 도검을 총칭하는데 모든 일본도의 형태가 같은 것은 아니지만 
                도신이 적당히 휜 형태의 외날칼 형태가 가장 대표적이며 이러한 
                형태의 칼이 일본도로써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고대의 일본도는 직선형의 도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투용이라기 보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강했습니다.
                
이후에 전투가 잦아져 칼이 전장에서의 
                주요 무기가 되면서 점차 길이도 길어지고 휨의 정도도 커지기 시작하였습니다.
                
휜 칼을 사용하게 되면 물체를 
                자르는 힘이 커질 뿐만 아니라 이때 도검에 가해진 충격을 보다 
                효과적으로 흡수하게 되므로 기존의 직도 형태보다는 훨씬 전장에서 
                유리함을 점할 수 있었습니다.
                
초기의 전투는 기마전을 중심으로 
                하는 귀족 가문들의 전투였는데 마상에서 칼을 사용하는 것을 고려하다 
                보니 도신의 휨이 커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휨의 정도가 작으면 칼을 휘두르는 
                것도 문제지만 마상에서 칼을 뽑을 때 자칫 말을 벨 수도 있어 불편하기 
                때문입니다.
                
전국시대로 넘어가면서는 전투의 
                형태가 보병전이 되어 전투의 양상이 바뀌었으므로 칼의 형태로 
                바뀌었는데 그에 따라 휨의 정도가 줄어 들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후기로 갈수록 
                더욱 두드러지는데 쉽게 보면 휨의 정도는 시대를 내려 옴에 따라 
                점차 줄었다고 보면 됩니다.
                

                
직도형의 고대 일본도를 제외하면 
                일본도의 대도는 대개 위 도표처럼 그 휨의 정도를 크게 3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A형은 일본 고도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현재의 일본도를 카타나라고 하는데 비해 이처럼 휨의 
                정도가 큰 칼은 타치라고 합니다.
                
이 시기의 전투는 주로 기마전의 
                양상이었는데 주로 마상에서 칼을 사용하였고 그러다 보니 휨의 
                정도가 컸습니다.
                
A형은 그 휨의 정점이 칼 전체로 
                보면 자루 쪽에 가까운 형태로 이러한 소리의 형태를 Koshi-zori 
                腰反り(こしぞり)라고 하며 가장 휨의 정도가 큰 형태입니다.
                
Koshi-zori 는 고도의 생산에 
                있어 중심지였던 비젠(備前)에서 많이 생산되었던 형태이고 고도를 
                대표한다고 하여 일명 Bizen-zori 備前反り(ぴぜんぞり) 라고도 
                합니다.
                
초기 막부시대에 이르게 되면 
                보다 보병의 역할이 커지면서 그에 따라 칼의 형태도 바뀌게 되며 
                휴대성이나 지상에서의 사용 편의를 위해 휨의 정도가 줄어 듭니다.
                
이러한 형태의 칼이 위 도표의 
                B형인데 이는 휨의 정점이 도신의 중심에 있다고 하여 Chu-zori 
                中反り(ちゅうぞり)라고 합니다.
                
또한 일본의 신궁의 솟대 모양처럼 
                생겼다고 하여 Dorii-zori 鳥居反り(どりいぞり)라고도 합니다.
                
이 형태는 휨의 정도가 도신의 
                중심에 있어 전체적으로 휨의 정도가 균일하여 일본도하면 쉽게 
                연상되는 형태가 바로 이 형태로 가장 아름답다고 일컬어지며 현재에 
                생산되는 중저가형의 일본도들도 대개는 이 형태를 따르고 있습니다.
                
전국시대에 접어 들면 전투의 
                양상은 거의 보병전으로 바뀌게 되고 그에 따라 도신의 휨 정도가 
                크게 줄어 들었는데 이 시기에 주로 사용되었던 칼들은 그 휨의 
                정도가 위 도표의 C 형에 해당됩니다.
                
이러한 형태는 그 휨의 정점이 
                도신의 앞 부분에 있다고 하여 Saki-zori 先反り(さきぞり)라고 
                합니다.
                
일본도의 휨 정도(소리)는 크게 
                이 3가지 타입인데 이는 어디까지나 크게 나누어 간략하게 분류한 
                것으로 실제로는 지역에 따라 시대에 따라서 여러 양식이 혼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이유는 각 지역별로 독자적인 
                기풍이 있으며 일본도가 단순한 무기로서뿐만이 아니라 수양이나 
                상징의 도구로서도 사용되었고 칼의 수명 자체도 그렇게 짧은 
                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본도의 휨 정도(소리) 동일 
                시대의 동일 양식에서도 정점이 높거나 낮은 차이가 있는데 이를 
                소리가 깊다(얕다)로 표현합니다.
                

                
위 도표는 휨의 정도가 가장 
                큰 A 타입 Koshi-zori 腰反り(こしぞり)/Bizen-zori 腰反り(ぴぜんぞり) 
                과 중간 정도의 휨을 가진 B 타입의 휨 정도를 비교한 것입니다.
                
A 타입에 해당되는 E-2 형은 
                휨의 정점이 도신 전체로 보면 자루 쪽에 가까우며 B 타입에 해당되는 
                E-1 형은 소리의 정점이 도신의 중앙에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앞서 휨의 정도는 과거로 올라 
                갈수록 크고 현대로 내려올수록 작다고 하였는데 이는 실제 전투에서의 
                사용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도검에 한하는 것입니다.
                
실제로 전쟁이 매우 줄어든 에도 
                막부 시대 이후가 되면 무사 계급인 사무라이는 전투에서 보다는 
                행정 관료로써 그 역할이 바뀌게 되고 따라서 무기로써의 칼 사용 
                자체가 매우 줄어 들었습니다.
                
그래서 에도 막부 중기 이후에는 
                무기로서의 일본도가 아닌 일종의 신분 상징용으로서의 일본도 제작이 
                유행하였는데 개중에는 고도의 형태로 일본도를 제작하는 복고풍 
                작가들도 있었으며 이들은 휨의 정도가 큰 A 타입의 타치형 일본도를 
                유행시켰다고 합니다.
                
이러한 이유도 있고 해서 시대에 
                따라서 유행이 바뀌기도 하지만 대체로 일본이나 해외에서의 미적인 
                평가로는 휨의 정도가 도신 전체로 균일한 B 타입이 가장 인기있는 
                형태로 볼 수 있습니다.
                
발췌 및 인용은 일본 學硏 출판사의 
                "圖說 日本刀大全"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