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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자료실

2010. 05. 18 (12:32)

일본도의 변천사

나이프갤러리

일본도의 변천사

모든 공예품/예술품에서 볼 수 있는 공통점 중 하나는 시대에 따라 변화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달리 생각해 보면 유행의 흐름이 있다는 것인데 그 흐름은 재료의 변화, 양식의 변화, 제작방식의 변화, 용도의 변화 등의 여러 면에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이는 당시의 시대적, 사회적 상황이 반영된 결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도자기를 예로 들면 삼국시대의 토기, 고려시대의 청자, 조선시대의 백자 등으로 크게 구분이 되며 각각의 시대를 세분하면 다양한 양상을 볼 수 있습니다.

일본도 역시 시대에 따라 사회상의 변동에 따라 지역에 따라 구분이 되는데 특히 일본은 다른 국가와는 다른 국가형태를 유지해 왔고 이로 인해 일본도라는 독특한 양식의 도검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한국, 중국 등의 동북아시아나 그외의 동남아시아 등은 각기 다른 민족이라고 하여도 상대적으로 빈번한 타민족, 타국가와의 교류, 전쟁 등을 통해 일정한 시기에는 대략적으로 비슷한 양상을 살필 수 있는 요소가 큰 편이나 일본의 역사는 주변민족이나 국가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일본 사회의 유산으로써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일본도인데 이번에는 일본의 간략한 역사와 사회상의 변천을 살펴 보고 그것이 일본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일본도는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다음과 같이 구분합니다.

1. 상고도(上古刀 - Jokoto) : 645년 ~ 986년

2. 고도(古刀 - Koto) : 987년 ~ 1599년

3. 신도(新刀 - Shinto) : 1600년 ~ 1763년

4. 신신도(新新刀 - Shinshinto) : 1764년 ~ 1866년

5. 현대도(現代刀 - Gendaito) : 1867년 ~ 현재

이는 대략적인 구분으로 신도와 신신도의 경계, 현대도의 시작 등에서는 견해가 다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시대별로 구분하는 기준은 도검의 형태나 제작방식, 기술, 유행 등의 변화입니다.

5개의 시기를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상고도 시기는 일본도의 태동기로 흔히 카타나, 타치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일본도를 이야기할 때에는 제외됩니다.

고도는 일본도의 전형이 완성되었으며 실제 전장의 주역이기도 한 시기이므로 그 어느 시기보다도 일본도가 많이 생산되었고 우수한 작품들이 많은 시기입니다.

신도는 일본도가 전장에서의 주력무기로써의 역할이 끝난 시기로 장식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되었고 복고풍의 작품들이 많습니다.

신신도는 에도 막부 말기에 이르러 존왕파와 막부파의 소규모 무력 충돌이 잦아지면서 일본도의 무기로서의 기능이 일시적으로 부활한 시기로 그 기간 자체가 매우 짧은 편입니다.

현대도는 메이지 유신 이후 패도(무사들이 칼을 차고 다니는 것)을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계급제도가 타파되면서 일본도가 순수한 공예품으로 바뀌었습니다.

물론 이 시기에 있어 군도 등이 생산되었지만 이는 통상적인 일본도에서는 논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일본도는 그 시기별로 조금씩 변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는데 시살상 신도 시기 이후로는 일본도는 큰 변화없이 유지되어 왔다고 볼 수 있는데 각 시기별로 그 특징들을 살펴 보기로 하겠습니다.

1. 상고도(上古刀 - Jokoto) : 645년 ~ 986년 - 직도 위주의 고대 도검

상고도 시기는 일본 역사에서는 야마토, 나라 시대를 거쳐 헤이안 시대의 중기에 해당되는 시기로 우리나라로 치면 삼국시대 말기에서 고려시대 초기에 해당되며 중국은 당나라에서 북송 초기에 해당되는 시기입니다.

중국, 한국 등에 비해 고대국가의 성립이 늦었던 일본은 이 시기에 들어와 비로소 중앙집권제 국가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하는데 외래문물의 수입도 매우 왕성했던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가까이는 백제,고구려,가야,신라로부터 멀리는 중국의 수, 당과의 교류를 통해 선진문물을 수용했던 일본은 천황제를 확립하고 사회 각 분야에 걸친 개혁을 시작하여 부족국가에서 왕국으로 발전합니다.

이 시기는 외래문물을 수용하여 받아들였던 시기이니 만큼 이 시기에 생산된 도검들은 중국이나 한국 등의 영향하에 있었으며 실제로 중국이나 한국의 도공들이 일본으로 건너가 그 기초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현재 일본도의 가장 큰 특징인 휨이 없는 곧은 형태의 직도가 주류를 이루었고 환두 대도등의 형태도 볼 수 있습니다.

이 시기의 도검은 전투용으로도 사용되었지만 신분이나 권위의 상징인 경우가 많아 의식용으로 많이 사용되었습니다.

후대의 휨을 가진 전형적인 일본도를 굽어진 형태라고 하여 만도라고 통칭하는데 비해 이 시기의 곧은 형태의 도검들은 직도로 구분하며 흔히 일본도를 언급하거나 논할 때에는 이 시기는 제외됩니다.

하지만 이미 이 시기에도 후대의 만도의 기초가 되는 도검이 있엇습니다.

비록 일본이 천황제를 성립하고 중앙정부를 세웠다고는 하지만 상고도 시기는 아직 중앙정부의 권위가 지방에까지 미치지 못하는 시기이며 지방정부 외에도 별도의 미정복지가 존재하였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변방의 오랑캐 토벌을 위해 정이대장군(征夷大將軍-Seitaishogun, 줄여서 쇼군이라고 하며 후에 일본 막부의 최고권력자를 지칭하는 말이 되기도 합니다)을 임명하여 정벌에 나서기도 합니다.

그런데 당시 이민족들은 기병을 이용하여 일본 정부군을 괴롭혔고 이에 일본 정부도 기병을 편성하여 결국 큰 효과를 거두게 되며 이후 기병이 전장의 주력이 됩니다.

기병을 편성하고 운용하자 당시의 직도로서는 달리는 말에서 상대를 벨 때의 충격을 버틸 수 없어 칼을 곡선형으로 개량하였는데 이것이 후대 일본도의 맹아가 됩니다.

당시의 곡도는 비록 휘어진 형태라고는 해도 후대의 칼보다 작았고 칼등의 3분의 1 정도까지도 칼날이 있는 의사도 형태이며 특히 칼끝 부분(킷사키)도 양날형이었습니다.

2. 고도(古刀 - Koto) : 987년 ~ 1599년 - 일본도의 전형이 완성되다.

고도는 일본도의 전형이 완성되고 실제 전장에서도 일본도가 가장 많이 사용되었던 시기로 일본도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입니다.

과거 직도 위주였던 도검이 굽어진 형태의 만도로 바뀌고 용도에 따른 변화, 시대의 유행, 도공 유파의 형성의 새로운 기조가 형성되어 일본도의 역사 중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대략 헤이안 시대 후기로부터 카마쿠라 막부, 남북조 시대, 무로마치 막부를 거쳐 에도 막부 성립 이전에 해당되며 한국은 고려 시대에서 조선 중기, 중국은 북송 시대에서 요, 금, 남송, 원을 거쳐 명나라 후기에 해당되는데 일반적으로 중세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대개 세계사에서 볼 때 각국의 중세시기는 자국의 고유문화가 발전하는 시기에 해당되는데 이 시기의 일본은 무인들에 의한 막부 정치가 시작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미 상고도 시대의 후기에 해당되는 헤이안 시대 초기는 한국은 통일신라 후기에서 후삼국 시대이며 중국은 5대 10국 시대로 정치,문화적으로 혼란한 상황이었습니다.

그 이전에는 외래문물 수용에 적극적이었던 일본도 이 시기에 와서는 자의식이 강해지고 모방을 벗어난 독창성을 가지기 시작하는 시기였습니다.

그러는 한편으로 천황의 통제력이 약화되고 권문세족들의 흥기하는 시기가 되어 고도 시기인 헤이안 후기가 되면 천황은 유명무실해지고 귀족들간에 대립이 격화됩니다.

이때는 큰 무력충돌이 일어나기 보다는 귀족들간에 세불리기가 우선인 시대였는데 마침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한 것이 부시(武士)라는 무력집단이었습니다.

부시의 기원설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현재는 중앙권력이 미치지 못하는 지방의 자영농주들의 자신들의 노예와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 무장하였다는 개발영주설(開發領主說)이 유력합니다.

부시들은 점차 세력을 확대하여 단체를 형성하여 일종의 용병단이 되는데 정적 제거 및 신변 보호를 위해 중앙귀족들은 이 부시들을 고용하여 세력 확장을 꾀하게 되고 점차 권력의 중심에 다가서게 되며 마침내 막부라는 독특한 형태의 정치기구를 설립하기에 이르는데 이 고도 시기를 보다 세분화하여 살펴 보도록 하겠습니다.

1)헤이안 후기(978년 ~ 1183년)

헤이안 시대 후기는 부시들이 점차 그 영향력을 늘려 나가는 시기로 전투의 양상도 기병이 주력이 됩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도 과거처럼 직도가 만들어지지만 실용적인 필요에 의해 점차 곡도로 바뀌게 되며 마침내 직도는 거의 전장에서 모습을 감추고 곡도가 이를 대체하게 됩니다.

기병을 채택하면서 직도가 곡도로 변하는 것은 일본 고유의 특성이 아니라 유럽이나 아시아에서도 흔히 보여지는 것입니다만 헤이안 후기를 거쳐 카마쿠라 시대로 접어들면서 일본도에는 점차 고유의 특성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기병전이 보편화되고 전투기간도 점차 길어 지면서 도검은 장기간 사용할 수 있는 주력 병기로써 자리잡습니다.

3. Kissakimoroha-zukuri 鋒兩刃造(きっさきもろはづくり)

상고도 시기 말에 출현하였던 킷사키모로하즈쿠리 방식의 도검은 일반적이라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기타 비슷한 유형의 도검들과의 관계로 미루어 과도기적 양식으로 볼 수 있는데 이후로는 점차 일본도 특유의 형태를 갖추기 시작합니다.

기병전에 적합하도록 점차 휨이 커지고 대형화되며 경량화되고 칼 자체도 장시간 사용에도 버틸 수 있도록 더욱 견고해 집니다.

4. Shinogi-zukuri 鎬造(しのぎづくり)

그래서 위 도표처럼 칼날과 칼등의 경계면(시노기-鎬)이 불거지는 형태인 시노기즈쿠리 형태로 변화하게 되는데 이로써 후대에 일본도라고 불리우는 도검의 양식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북송의 유명한 정치가인 구양수(歐陽修1007∼1072)가 쓴 시에 일본도를 묘사한 작품이 있어 이미 당시에 일본도가 일본의 특산품으로써 알려졌다는 사실입니다.

2)카마쿠라 초기(1184년 ~ 1221년)

헤이안 시대 후기에는 부시의 세력이 점차 커져 가문을 이루고 봉건영주처럼 세력권을 형성하기 시작하는데 마침내 몇 차례의 큰 전투를 거쳐 부시 세력이 귀족을 대신한 새로운 지배세력이 됩니다.

이 새로운 지배세력은 부시들에 의한 무인 집단으로 막부(바쿠후 幕府)라는 통치기구로 세워 종래의 조정을 대신하며 그 우두머리는 쇼군이 되어 일본을 통치하게 됩니다.

막부의 시초는 카마쿠라(현재 가나가와현 카마쿠라시)에 세워졌으며 지역명을 따서 카마쿠라 막부라고 합니다.

카마쿠라 막부 초기에는 그 세력이 일본 전역에 미치지 못하고 동북지역에 한정되었는데 이때는 천황의 세력도 어느 정도는 영향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카마쿠라 막부의 창시자인 미나모토 가문의 후사가 끊기고 외척인 호죠 가문이 섭정을 맡아 실권을 장악한 후 천황파와의 전투에서 승리하여 카마쿠라 막부는 일본을 대표하는 권력의 중심점이 됩니다.

막부라는 통치 체제는 과거의 문신 귀족들이 누리던 권력을 무사 가문들이 대신하게 되었다는 것이며 이로 인해 일본도는 신분의 상징으로 전장의 무기로써 그 수요가 급증하여 일본 전국 곳곳에 도공제작소가 설립되어 그 생산량도 매우 많아지게 됩니다.

특히 카마쿠라 막부 초기라는 기간은 비록 40여년 정도의 짧은 기간이지만 천황과 쇼군의 알력과 대립, 막부 내부의 분열과 갈등이 빈번한 격동의 시기로 무력 대결의 양상으로 치닫는 경우가 많아 천황이나 막부는 도공들을 초빙하여 보다 좋은 도검을 양산하기도 하여 이 시기는 일본도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 시기 도검의 특징은 전대에 비해 더욱 강한 느낌을 주는데 일본도의 역사를 보면 헤이안 시대 말기에 일본도의 원형이 생겨나고 이후 점차 강건한 형태로 변화되어 카마쿠라 시대 중기에 그 정점에 이르게 됩니다.

그러므로 카마쿠라 초기는 헤이안 시대 후기에서 카마쿠라 시대 중기로 이어지는 과도기적 시기로 전대의 도검과 후대의 도검에 비해 뚜렷하게 다른 점이 있다기 보다는 변화하는 중간 과정으로 볼 수 있습니다.

3)카마쿠라 중기(1222년 ~ 1287년)

외척인 호죠 가문이 카마쿠라 막부의 실세가 되고 이후 그 세력이 더욱 확장되어 카마쿠라 막부가 전성기에 이르게 되는 시기로 비로소 부시도라든가 사무라이의 문화가 주류로 떠오르게 되며 상무사상이라든가 신분상향의 욕구 충족을 위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여 전국 각지에 도검제작소가 크게 늘고 그에 따라 각각의 문파가 정립되는 시기이기도 합니다.

원래 일본 고대의 도검 제작소들은 그 이전에도 있었는데 다른 나라들과 같이 대개의 도검 제작소들은 양질의 철을 생산하는 산지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해서 고대 일본에서는 주로 철의 산지나 정치,권력의 중심지 주변 도검제작소가 밀집되는 현상이 생겨 그 이후로도 그 명맥이 이어져 왔습니다.

그런데 카마쿠라 시대에 이르러서는 막부에서 가까운 사가미(相模) 지방에 도검제작단지를 조성하게 되고 이를 위해 각지의 명공들을 초빙하기도 합니다.

당시 대표적인 도검제작지로는 비젠(備前)과 야마시로(山城)이었는데 특히 비젠은 양질의 철산지로 그 후로도 신도, 신신도 시대에 이르기까지도 도검제작이 활발하였습니다.

야마시로는 현재의 교토 남부로 막부시대 이전에는 정치,문화 중심지였고 이후에도 문화의 중심지였으므로 역시 신도, 신신도 시대에도 활발한 도검 제작이 이루어진 곳입니다.

카마쿠라 막부의 실권자였던 호죠 가문은 비젠의 사부로쿠니무네(三郞國宗), 야마시로의 아와타구치 쿠니쓰나(栗田口國綱) 등의 일족을 카마쿠라로 거주케 하여 도검을 제작하게 하였습니다.

그래서 카마쿠라 지방은 일약 일본도검의 중심지가 됩니다.

대체로 이 시대의 일본도는 전시대의 양식을 계승하였고 더욱 강건한 기풍을 보여 주는데 휨은 줄어 들고 휨의 정점이 슴베 부근에서 점차 도신의 중심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여 줍니다.

또한 이 시대의 특징 중 하나는 단도의 생산이 크게 늘었다는 것이며 나기나타 등의 다른 병장기도 많이 생산되었다는 것입니다.

4)카마쿠라 말기(1288년 ~ 1333년)

카마쿠라 시대 중기말에 일본을 뒤흔드는 대 사건이 일어나는데 바로 1274년과 1281년, 2차례의 걸친 몽고의 일본정벌입니다.

물론 이 2차례의 정벌은 실패하게 되는데 그 원인 중 하나는 태풍이라고 합니다.[이후로 일본에서는 일본을 구한 이 태풍을 신풍(神風 - 카미카제)이라고 하게 됩니다]

비록 몽고의 일본정벌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로 인해 일본에는 큰 변화가 생겼습니다.

중국의 당시대, 한국의 삼국시대 이후로는 교류가 적었던 만큼 일본의 문화는 독자적인 방향으로 발전했는데 특히 전술면에서도 그러했습니다.

몽고침입 이전의 일본 전술은 기병을 중심으로 하는 개별 전투가 대세였고 원거리에서는 활, 근접전에서는 칼을 주로 사용하는 전투방식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몽고를 비롯한 중국,한국 등에서는 이미 개별 전투가 아닌 진을 갖춘 보병 중심의 집단 전투 방식이정착되었습니다.

따라서 활과 칼 정도를 사용하는 일본군에 비해 몽고군은 칼과 활은 물론이고 도끼, 창, 극 등의 여러 종류의 무기를 사용하였고 일기토 위주의 일본 전술과 달리 개별 병과에 의한 체계적인 집단 전투를 펼쳤습니다.ㅁ

몽고군을 물리치기는 했지만 선진 전술에 크게 놀라게 된 일본군은 점차 개별 접전보다는 보병 중심의 집단 전술을 도입하게 되어 전술적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 오게 됩니다.

또한 몽고 침략 이후 일본도에는 변화가 발생하여 두터운 도검보다는 가벼운 도검을 선호하게 되며 그 이전 도검이 화려하고 풍부한 하몬(刃文 - 일본도의 열처리 과정에서 생기는 칼날면의 문양, 일본도의 특징이기도 합니다)에서 폭이 좁고 직선인 하몬이 유행하게 됩니다.

이는 과거의 전투가 중장갑 기병간의 일기토였다면 그 이후로는 경장갑 보병간의 집단전이므로 가벼우면서도 파괴력이 높은 도검을 선호하게 되기 때문인데 하몬의 변화는 열처리와 관계된 부분입니다.

보기에도 화려한 하몬은 하나의 볼거리는 되지만 실제로 도검을 열처리할 때 칼날의 열처리를 너무 깊고 풍부하게 하면(되도록 많은 면적에 열처리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 부분이 경화되어 칼로 대상을 벨 때 발생하는 충격의 분산이 적어져 칼날이 깨지거나 칼이 부러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이러한 일반적인 도검의 변화와 더불어 도공들의 활발한 활동은 더욱 우수하고 아름다운 도검들을 생산하는데 그 대표적인 도공이 마사무네(正宗)입니다.

카마쿠라 막부 중기부터 유명 도공을 카마쿠라로 이주시켜 도검을 제작하게 하였고 그로 인해 카마쿠라 부근인 사가미 지방이 일약 도검제작의 중심지가 되었습니다.

사가미 지방은 쇼슈(相州)라고도 하며 일본도의 전형이라고 할 수 있는 쇼슈 도검제작 기풍,즉 쇼슈덴[相州傳, 덴(傳)은 전통을 의미하며 각각의 도검생산지에는 일정 문파가 형성되고 타지역과는 구별되는 특성이 의미합니다]형식의 일본도가 완성됩니다.

이미 카마쿠라 중기부터 이름난 도공들이 사가미 지방에 이주했고 그로 인하여 사가미 지방은 당시로서는 최고의 제작 기법을 보유하고 유행에 있어서도 첨단을 걷는 도검의 명산지가 됩니다.

이러한 바탕하에 마사무네라는 걸출한 도공이 탄생하여 완성된 쇼슈덴은 다시 마사무네의 제자들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 나가 쇼슈덴을 기본으로 하는 일본도 양식을 뿌리내리게 됩니다.

마사무네는 일본도를 대표하는 도공으로 그의 작품은 전형적인 일본도로 알려져 현재에 이르러서도 마사무네라면 흔히 일본도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5)남북조시대(1334년 ~ 1393년)

막부 체제로 일본을 지배해 온 막부가 몰락하고 다시 공경 귀족의 힘을 얻은 천황파가 집권하게 되는데 여기에 다시 불만을 가진 무사 계급이 반발하여 아시카가 타케우지(足利尊氏)를 중심하는 막부 정권을 수립하고 다른 천황을 옹립하게 되어 결국 조정이 남조와 북조로 나뉘게 되어 약 60여년에 걸쳐 대립하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는 중국에서는 원과 명의 교체이기며 한국도 고려에서 조선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로 동아시아 전체의 정세가 불안정한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카마쿠라 막부 중기 이후 몽고와의 전투를 통해 일본의 전투 방식이 변화가 일어났는데 이 시기에도 역시 그러한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도검에 있어서 휨(소리)의 중심 자체가 도신의 중앙으로 자리잡고 보병 집단 전술이 발달하여 보병이 기병을 상대할 수 있게끔 기존의 타치(太刀)가 더욱 대형화된 오타치(大太刀)가 생겨나는데 오타치는 칼날의 길이만 90cm 전후인 대형 도검입니다.

또한 이외에도 창이나 언월도의 일종인 야리나 나기나타 등도 전장에서 점차 많이 사용하게 됩니다.

이는 전투 방식의 변화에 따른 것인데 휨이 크고 두터우며 기병전에 적합한 타치 형태의 도검은 점차 줄어들고 휨이 적고 가벼우며 보병전에 적합한 카타나 형식의 도검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6)무로마치 막부 전기(1394년 ~ 1466년)

남조와 북조의 혼란상황이 수습되자 아시카가 막부가 권력의 중심에 서게 되는데 아시카가 막부는 교토의 무로마치(室町) 거리에 세워졌으므로 거리 이름을 따서 무로마치 막부라고 합니다.

무로마치 막부는 1573년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에 의해 폐지되기까지 약 200여년간 유지되는데 전반기는 그 중에서도 안정기에 속합니다.

거듭되는 전투로 인해 보병위주의 집단 전술이 더욱 발달하게 되고 기병의 역할이 줄어들자 둔중한 갑옷은 일부 지휘관만 착용하고 주력이 되는 보병들의 갑옷은 활동성을 중시하여 간소화됩니다.

앞선 남북조시대가 타치에서 카타나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라고 한다면 무로마치 막부 전기는 거의 카타나가 대세를 이루는 시기로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허리에 벨트를 별도로 차고 여기에 칼날을 아래로 하여 수평으로 착용하는 타치는 점차 사라져 가고 주요 전투를 보병이 담당하게 되어 칼날을 위로 하여 허리에 사선으로 꽂아 착용하는 카타나가 주류를 이루게 됩니다.

타치(太刀)라는 말은 자르다라는 의미를 가진 斷ち라는 말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는데 카타나(大刀 또는 刀)라는 말은 후려치다 또는 후려쳐서 자르다라는 의미인 打刀(우치카타나)의 줄임말이라고 합니다.

헤이안 시대 후기에는 타치와 직도가 혼재하였는데 이 시기에 있어 太刀라고 쓴 것은 타치를 가리키고 大刀라고 쓴 것은 날이 휘지 않은 직도를 가리키는 말이라고 합니다.

7)무로마치 막부 중기(1467년 ~ 1554년)

전대의 카마쿠라 막부는 외척인 호죠가의 득세로 천황파와 막부파의 대립에 의해 쇠퇴하였던 것에 비해 아시카가 가문의 무로마치 막부는 막부에 대한 지방 세력 통제가 약화된 것이 쇠퇴의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로마치 막부의 지방 통치는 자신의 조력자들을 영주로 임명하고 이들에게 조세와 군대를 요구하는 봉건제도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지방 통제력이 약화되고 유력한 영주가 이웃의 소영주들을 병합하여 점차 약육강식의 시대로 변하게 됩니다.

이를 일본역사에서는 전국시대라고 하는데 1590년에 토요토미 히데요시에 의한 전국통일이 이루어질 때까지 약 150여년간 이러한 혼란이 지속됩니다.

무로마치 중기에 이르러 대영주들간에 격전이 벌어졌는데 이것이 오닌의 난(1467년 ~ 1477년)이라는 대규모 전투입니다.

이 전투의 결과 무로마치 막부와 천황이 있는 교토는 황폐화되고 기존 영주들이 몰락하면서 중앙의 임명이 아닌 실력과 재력으로 스스로 지방 영주가 된 슈고다이묘(守護大名)가 각지에서 등장하여 이들이 일본의 역사를 이끌어 나갑니다.

그리하여 더욱 전투가 빈번한 시기가 도래하는데 보병이 주력이 되어 병장은 경량화되어 지휘관급 이외에는 갑옷을 착용하지 않게 됩니다.

그리고 보병 위주의 전술로 바뀌었다고는 하지만 보병의 가장 큰 적은 기병인데 이를 효과적으로 저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점차 야리(槍 - 일본의 창)의 사용이 늘고 타치 형태의 도검은 이제 전장에서 자취를 감추게 됩니다.

보병의 집단전이 더욱 빈번해 지면서 근접전에 편리하게 카타나의 형태도 휨(소리)이 대폭 줄고 길이도 짧아지게 됩니다.

이 시기는 도검을 비롯한 병장기의 수요가 전국적으로 매우 늘었던 시기로 무로마치 막부 중기와 말기 사이에는 도검 등의 병장기를 제조할 때 여러 장인들에 의한 분업화로 생산성을 높히기도 하였습니다.

8)무로마치 막부 말기(1555년 ~ 1599년)

무로마치 시대 중기인 1543년에 포르투갈 상인에 의해 일본에 처음 소개된 철포(鐵砲 - 조총)는 다시 전투의 양상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조총은 명중률이 낮고 장전에 시간이 많이 걸리며 악천후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어 초기에는 주로 위협용으로 사용하였는데 조총의 쓰임새를 제대로 파악한 오다 노부나가는 조총수를 밀집시키고 3열 횡대로 배치하여 시간차 사격을 가하는 전법을 사용하여 1573년 나가시노 전투에서 당시 최강이라는 다케다 군의 기병대를 분쇄합니다.

이후 조총의 밀집 사용 전술은 보편화되었고 기병대는 무력화되었으며 최하급 무사 계급에 속하는 아시가루가 조총수나 창병을 담당하게 되어 이들이 전투의 주력이 되었습니다.

병장기 자체에도 변화를 가져와 무로마치 막부 시대에 들어와 점차 경량화되던 갑옷이 조총의 등장으로 활동성을 높히기 위해 작은 판을 붙인 형식에서 방어력을 높히기 위해 하나의 두꺼운 판형으로 제작하는 일종의 플레이트 메일 형식으로 변화하게 됩니다.

이에 따라 도검 역시 보다 더 강하고 튼튼한 것을 선호하게 되어 중후하게 변화하게 됩니다.

3. 신도(新刀 - Shinto) : 1600년 ~ 1763년 - 카타나로 대표되는 의장용 도검의 사대

전란이 거듭되고 분열이 지속되었던 혼란의 시기에 전국통일을 꾀했던 것은 오다 노부나가였으나 그는 중도에 사망하고 그의 부장이었던 토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는 마침내 전국을 통일하게 됩니다.

하지만 그는 막부를 세우지 못했고 쇼균 역시 될 수 없었는데 여기에는 혈통론이 제기되었기 때문입니다.

즉 쇼균이 되려면 최초로 막부를 연 미나모토 가문의 후손이어야만 하기 때문인데 토요토미 히데요시는 원래 그 출신이 아시가루(足輕 - 무사 계급 중에서 최하급, 전국시대에는 이들이 주로 소총수나 창병을 담당했습니다)였으므로 무력으로 천하를 통일했다고 하더라도 쇼군이 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그러한 토요토미 히데요시도 조선 침략 후 곧 사망하게 되고 이후 일본은 토요토미 히데요시의 후계자 히데요리를 따르는 가신 집단과 이미 토요토미 히데요시 생전에도 막강한 힘을 구축하고 있었던 도쿠카와 이에야스(德川家康)와의 주도권을 다투는 시기를 맞습니다.

이 때는 전국의 영주들도 둘 중의 한 세력을 무조건 택해야 했으므로 몇 차례의 대규모 회전을 통해 마침내 토요토미 가문은 멸망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일본의 새로운 패자가 됩니다.

도쿠카와 이에야스는 자신의 본거지인 에도 지방(현재의 도쿄)에 막부를 세우고 자신이 쇼군으로 취임하는데 이를 도쿠카와 막부 또는 메도 막부라고 하며 역사적으로는 에도 시대라고 합니다.

도쿠카와 막부는 중앙집권적 봉건체제로 과거의 막부에 비해 지방 통치를 강화하고 신분질서를 엄격히 하여 약 260여 년간 일본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통치합니다.

이 시기 중국은 청나라 시대이며 한국은 조선 후기에 해당되는 비교적 동아시아의 정세가 안정된 시기이며 중국, 한국, 일본은 주변 국가와는 접촉을 해도 그 외에는 쇄국정책으로 일관한 시기입니다.

에도 시대에는 무사 계급이 지배 계층으로 정착하여 군사 업무는 물론이고 행정 업무까지 관장하는 관료 계층이 됩니다.

그리고 전국이 에도 막부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통합 체제가 되어 각 영주들간에 상공업등의 거래가 활발해 지는 시기가 되었습니다.

도검에 있어서도 과거에는 주로 철산지나 행정, 문화의 중심에 도공제작소가 설치되는데 비해 이제는 각 영주들의 통치 지역에 각각의 도검제작소를 설치하게 되고 일본도의 주요 원료인 사철도 산지로부터의 전국 공급이 원활하게 되면서 전국적으로 도검의 품질 균등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또한 전국시대에 거의 정착된 카타나 타입의 일본도가 이제는 일본도를 대표하는 형식으로 완전히 정착하고 과거의 타치는 실사용의 용도로서는 모습을 감추게 됩니다.

카타나를 사용하면서부터 발생한 변화 중에는 쇼토(小刀)의 사용이 매우 늘었다는 것입니다.

일본도의 분류 기준에서 타치, 카타나, 노타치, 오타치 등은 큰칼이라고 하여 다이토(大刀)로 분류하며 와키자시(脇差), 탄토(短刀) 등은 작은 칼이라고 하여 쇼토(小刀)라고 분류합니다.

이렇게 에도 시대에 들어와서 도검의 제작 방식, 양식, 사용처 등이 과거에 비해 많이 달라졌으므로 이후의 도검을 새로운 칼이라고 하여 신토(新刀)라고 하여 앞선 시대의 옛 칼 고토(古刀)라고 합니다.

신도 시기는 에도 시대 말기까지로 보는 관점과 에도 시대 중기까지로 보는 관점이 있는데 여기서는 에도 시대 중기까지로 정하고 시대의 변천에 따라 이를 신도 전기, 중기, 후기로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1)신도 전기(1600년 ~ 1643년)

이 시기는 전투가 빈번했던 시기는 아니었지만 과거로부터 쌓아 온 경험과 기술에 의해 각종 무구는 최상의 기술력을 보여 주었고 도검 역시 마찬가지로 당시 전투에 적합하게끔 휨이 줄어들고 보다 더 두터워 집니다.

와키자시, 탄토 등은 중후한 양식으로 제작되었고 특히 휨의 중심이 도신의 앞쪽에 있는 형태가 많아졌습니다.

몇 차례의 전란이 끝나고 에도 막부라는 안정기에 접어들자 이미 신도 전기 끝무렵에는 무사라고 해도 실전 경험이 없는 경우가 많아 죽도(竹刀)를 통한 검술 수련이 유행하고 이에 따라 여러 검술 유파가 생겨나게 됩니다.

죽도를 사용하면서 기존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찌르기이 장점을 발견하면서는 카타나도 휨이 매우 적고 킷사키를 작게 만든 것이 유행하게 됩니다.

2)신도 중기(1644년 ~ 1680년)

에도 막부 체제가 안정됨과 더불어 과거 도쿠카와에 대항했던 영주들은 몰락하게 되고 이에 따라 몰락한 영주들이 거느렸던 무사들은 주인을 잃고 떠돌이가 되었습니다.

이들을 로닌(浪人)이라고 하는데 당시의 봉건체제 하에서는 무사는 자신이 속한 영주로부터 일정한 녹봉을 받아 생활하였습니다.

그런데 로닌들은 이러한 수입이 없었기에 생계수단으로써 검술 교사가 되는 경우가 많아 이 시기에는 검술이 매우 유행하게 되고 카타나 역시 더욱 찌르기에 적합하게 휨이 거의 없이 직도에 가까운 형태가 되고 칼끝 부분 역시 좁아지게 됩니다.

또한 1645년 막부에서 무사의 의장으로써 대소도 패용(보통 무사들은 대도와 소도를 함께 차고 다니는데 대도는 카타나, 소도는 와키자시입니다)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였는데 여기에서 탄토는 제외되어 신신도 시기에 이르기까지 탄토의 생산은 매우 줄어듭니다.

이 시기는 이미 전란이 거의 없어진 시기이며 전장에서의 도검 사용이 매우 줄어든 시기이므로 도검 자체는 무사들의 패용을 위해 생산되더라도 그 목적이 전장에서의 실전용이 아닌 의장용으로 바뀌게 되어 하몬이나 기타 장식 자체가 화려해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당시 도검은 주요 철산지를 벗어나 전국적으로 고르게 생산되었는데 가장 유행에 민감한 지방은 에도 지방의 도검이며 전통적인 도검 생산지인 비젠 지방은 유행에 둔감하였다고 합니다.

그 중간에 해당되는 것이 오사카 지방의 도검인데 전체적으로 당시의 일본도는 장식적인 면으로 발전하여 유행에 민감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3)신도 후기(1681년 ~ 1763년)

에도 막부로 보면 중기에 해당되는 이 시기는 장기간의 안정을 통해 농업 생산량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유통, 수송, 상업이 발달하여 상인 계급에 의한 부의 축적이 심화되었는데 엄격한 신분제도와 기본적으로는 농업사회의 한계로 인해 자본의 재투자가 어려운 상황에서 극단적인 사치, 향락 풍조가 만연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당시의 미술품이나 사회상 전반에 걸쳐 나타나는데 도검에 있어서도 카타나의 경우 도검의 양끝 부분의 폭이 비슷해 지고 휨이 커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졌습니다.

또한 하몬도 기교적인 측면이 강하게 부각되어 현란한 형태의 하몬을 가진 도검들이 유행합니다.

이러한 사회풍조에 대해 막부에서는 무사들의 기풍을 고취하고자 전국의 도공들을 명부에 올리고 유명 도공을 에도로 모으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는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진흥에 불과하였고 전란없이 안정된 사회의 흐름 자체를 변화시킬 수는 없었습니다.

또한 화려하고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유행하에서도 이제는 개인 성향에 의한 맞춤 도검 시대가 되어 과거의 강건한 양식의 도검을 제작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신도 후기에서도 말기에 이르게 되면 도검 제작에 있어서도 변화가 발생합니다.

에도 막부는 체제를 확립한 이후에도 무사 계급들을 항시 전투에 동원할 수 있는 전시체제를 유지하였는데 전란이 없는 안정된 시기에 들어서도 이러한 체제를 유지시켰습니다.

그 결과 비생산자인 무사를 부양하기 위한 영주의 부담이 늘어 영주들이 세를 올리거나 상인들에게 돈을 빌려 이를 충당하였고 이마저도 어려운 경우에는 무사의 녹봉을 제 때에 지급하지 못하는 경우까지 생겼습니다.

그러므로 이 시기의 무사들은 전투수행원으로써 심신을 갈고 닦는 것보다도 자신의 생계를 위하여 경제 활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평시에는 필요없는 도검에 대한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어 도검 제작소들도 일반 대장간으로 업종을 바꾸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신도의 최후기인 1736년 ~ 1763년에 해당되는 시기를 도공의 수난시대라고도 합니다.

4. 신신도(新新刀 - Shinshinto) : 1764년 ~ 1866년

안정를 구가하던 에도 막부 체제도 중기 이후를 넘어서면서부터는 전국적으로 발생한 흉작, 러시아,영국 등 외국과의 교류, 막부의 부패 등으로 점차 불안한 기운이 감도는 가운데 각 영주들과 막부에서는 무력 충돌에 대비하기 위해 병장기 생산을 늘이게 됩니다.

이 시기에는 주로 도신의 면이 매끄러운 무지하다(無地肌) 형태의 도검이 주를 이루게 되어 전 시대의 신도와 구분하기 위해 신신도 시기라고 합니다.

일본도의 도신 중에서 시노기를 기준으로 하여 칼날면에는 접쇠, 단조, 열처리 등으로 인해 표면에 여러 형태가 나타나게 됩니다. 이를 지하다, 지가네(地鐵)이라고 하는데 신신도 시기에 접어들면 지하다의 표면이 매끄러운 방식이 주를 이루게 됩니다.이를 무늬가 없다고 하여 무지하다라고 하는데 표면이 마치 거울같은 일종의 미러 피니시 상태입니다. 물론 원래 굵직굵직한 입자나 무늬가 보이는 것을 연마하여 내는 효과이므로 무지하다의 보편화는 표면처리 및 연마 기술이 향상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신신도 전기(1764년 ~ 1803년)

원대 에도 막부 체제하에서는 각 지방의 다이묘(지방 영주)를 봉할 때 출신이나 도쿠카와 가문에 대한 기여도를 참작하여 크게 셋으로 분류하였는데 신반다이묘(新藩大名), 후다이다이묘(譜代大名), 도자마다이묘(外樣大名)이 그것입니다.

이들은 신반다이묘는 도쿠카와 가문의 친인척들로 에도에 가까운 지방에 봉해졌으며 후다이다이묘는 도쿠카와 가문의 가신들로 신반다이묘보다는 더 먼 지방에 봉해졌습니다.

도자마다이묘는 원래 토요토미 측의 인사들로 형세가 불리해지자 가장 늦게 도쿠카와 진영에 합류한 영주들이며 이들은 주로 변방에 봉해졌습니다.

이 중에서 도자마다이묘들은 원래부터 도쿠카와 가문에 대한 반감이 컸고 변방에 있다 보니 막부의 쇄국령을 어기고 외국과의 통상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았으며 이를 막부토벌에 이용하게 되는데 결국 메이지 유신을 일으킨 주체들은 대개 도자마다이묘 출신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사회가 동요되고 불안정해지자 무사 계급도 막부타도를 지향하는 천황파와 막부체제를 지키려는 막부파로 나뉘어 소규모 무력 충돌이 잦아지게 되고 이에 따라 다시 도검의 수요가 늘어나게 됩니다.

이렇게 실제 사용을 목적으로 한 도검의 수요가 많아지면서 점차 장식적인 기풍이 줄어들고 실용적으로 단순, 강건한 형태로 발전하게 되어 다시 휨은 작아지고 폭은 넓어지며 칼끝 부분이 연장됩니다.

2)신신도 후기(1804년 ~ 1866년)

신신도 후기는 에도 막부 말기에서 천황으로의 왕권복고가 이루어지는 메이지 시대에 해당되며 이 시기는 에도 막부의 국정 운영 능력 상실, 외국과의 강제적 개항, 천황지지와 막부지지를 둘러싼 무사 계급의 분열 등의 제반 사항이 겹쳐 사회 전반이 매우 불안정한 시기입니다.

특히 1850년 이후 막부파와 존황파간의 유력충돌이 잦아지면서 도검은 다시 무기로서의 필요에 의한 수요가 늘어납니다.

또한 일종의 문예부흥적인 면에서 과거 카마쿠라, 남북조 시대의 전통 도검을 재현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집니다.

5. 현대도(現代刀 - Gendaito) : 1867년 ~ 현재

오랜 기간 일본을 지배했던 에도 막부가 막을 내리고 일본은 입헌군주제를 채택하여 근대국가로 발전합니다.

왕정복권과 더불어 행해진 메이지 유신이라는 개혁은 신분상의 평등을 기본으로 하고 있어 과거 무사의 상징이었던 도검의 패용은 경관, 군인들에게만 한정되고 그 외 민간인의 도검패용은 금지됩니다.

따라서 메이지 시대 초기에 있어 도검의 수요가 주로 군대, 경찰 등의 관료에 집중되었고 그 형태도 신식복장에 맞추기 위한 서양식 사브르 방식의 군도였습니다.

당시로서는 도검을 전장에서 사용하는 시대는 훨씬 지났지만 일본군은 무사 정신의 상징으로써 2차대전까지도 군도의 패용을 고수합니다.

전장이 넓어지고 인적,물적 자원의 소모가 컸던 2차대전 중에는 상당량의 군도가 제작되었는데 이 시기의 군도는 주로 분업화된 대량생산형이었으며 전통적인 물열처리 방식이 아닌 기름열쳐리 제품으로 특히 쇼와토(昭和刀)라고 하는데 전통적인 일본도에는 포함하지 않습니다.

2차대전 이후에는 생산된 도검들이 진정한 의미의 현대도라고 할 수 있는데 이미 실용적인 목적을 떠나 수련, 장식의 목적으로 생산되는 것이니 만큼 특별한 유행이나 작풍이 있다기 보다는 주로 과거의 작풍을 따라 재현하거나 주문자의 의뢰에 의한 경우, 전람회 등의 출품 목적으로 제작되고 있습니다.

이상으로 간단하게 각 시대별 일본도를 살펴 보았는데 설명을 돕기 위해 시대별 도검의 형태를 다이토(大刀)로 살펴 보겠습니다.

1. 헤이안 시대 후기(987년 ~ 1181년)
칼등과 칼날의 경계인 시노기가 형성된 타치 형태(시노기즈쿠리형은 견고함, 장중함과 더불어 우아한 멋이 특징입니다)로 칼날의 길이는 대략 85cm, 전체적으로 폭이 좁은 도신이며 킷사키(칼의 앞부분)는 작고, 모토하바(도신과 슴베의 경계가 되는 부분의 폭)는 크며, 휨의 중심은 도신의 중단과 하단 사이에 위치합니다.

2. 카마쿠라 막부 초기(1182년 ~ 1231년)
시노기즈쿠리 타치, 킷사키가 커지는 등의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헤이안 시대의 후기의 도검과 차이는 있으나 대개는 비슷한 맥락으로 보다 장중해졌습니다.

3. 카마쿠라 막부 중기(1232년 ~ 1287년)
시노기즈쿠리 타치, 도신이 전체적으로 폭이 커졌으며 킷사키 부분과 모토하바도 보다 커지며 더욱 장중, 강건해집니다.

4. 카마쿠라 막부 중기(1232년 ~ 1287년)
시노기즈쿠리 타치, 3번과 같은 시기에 유행하던 다른 양식으로 휨은 도신의 중심에 있으며 도신이 두터워지며 시노기는 좁으면서도 높게 형성됩니다.

5. 카마쿠라 막부 말기/남북조 초기(1288년 ~ 1337년)
시노기즈쿠리 타치, 칼날의 길이는 약 90cm 전후, 키사키 부분이 커지며 휨은 적고 그 중심은 중단 또는 하단에 형성됩니다.

6. 남북조 중기(1338년 ~ 1367년)
시노기즈쿠리 타치, 칼날의 길이가 점차 길어져 오타치 등은 칼날의 길이가 120cm 에 달할 정도이며, 킷사키는 대형화되고 후쿠라(킷사키의 칼날부분)는 직선형이며 휨의 중심이 도신의 중단에 있습니다.

7. 남북조 말기(1368년 ~ 1391년)
기본적인 형태는 남북조 중기와 유사하나 휨은 줄고 그 중심은 도신의 중단에 위치하며 중간 정도의 킷사키가 표준이 됩니다.

8. 무로마치 믹부 초기(1392년 ~ 1428년)
시노기즈쿠리 타치/카타나, 칼날 길이는 약 75cm 전후로 줄어 들며, 중간 정도의 키사키에 칼끝폭이 좁아지며 휨은 크고 그 중심은 도신의 중상단에 위치합니다.(이 시대의 표준적인 카타나는 그 형태가 타치와 유사합니다)

9. 무로마치 막부 중기(1429년 ~ 1466년)
시노기즈쿠리 카타나, 칼날은 전대에 이해 짧아지고 중간 크기의 킷사키, 휨의 중심은 중상단에 위치, 도신은 하단에서부터 상단으로 점차 폭이 좁아지는 형태가 됩니다.

10. 무로마치 막부 후기(1467년 ~ 1572년)
시노기즈쿠리 카타나, 이 시기는 전국시대에 해당되며 칼날의 길이는 약 60cm 전후, 킷사키의 크기는 중간이며 길이는 조금 늘어나고 후쿠라는 곡선이 되며 휨이 크며 그 중심은 도신의 상단에 위치하는데 이 형태가 전형적인 우치카타나입니다.

11. 무로마치 막부 말기(1555년 ~ 1572년)
시노기즈쿠리 카타나, 두텁고 폭이 커진 도신, 중간 크기의 킷사키가 특징이며 칼날의 길이는 약 73cm 전후입니다.

12. 무로마치 시대(1392년 ~ 1572년)
무로마치 시대에 들어 시노기즈쿠리형의 외키자시가 등장하는데 와키자시는 카타나와 쌍을 이루며 카타나를 대도, 와키자시를 소도라고 하여 두가지 도검을 합쳐 대소도라고 합니다.

칼날의 길이는 약 50cm, 중간 크기의 킷사키, 좁은 폭의 도신, 휨은 작은 그 중심은 도신의 상단에 있습니다.

이 시기의 작가들은 대개 와키자시를 제작하였습니다.

13. 모모야마 시대(1573년 ~ 1643년)
시노기즈쿠리 카타나, 칼날의 길이는 약 75cm, 휨은 작고 킷사키는 커지며 , 그 형태는 카마쿠라 또는 남북조 시대의 타치와 유사하나 휨의 중심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14. 에도 시대 초기(1644년 ~ 1687년)
시노기즈쿠리 카타나, 칼날의 길이는 약 70cm, 휨이 적고 중간 크기의 킷사키, 칼끝의 폭은 좁아지는데 이 시기부터의 도검은 신도에 해당됩니다.

15. 에도 시대 중기(1688년 ~ 1780년)
시노기즈쿠리 카타나, 에도 시대 초기보다 칼날의 길이가 조금더 길어집니다.

16. 모모야마 시대/에도 막부 중기(1573년 ~ 1780년)
모모야마 시대로부터 에도 막부 중기에 걸쳐 시노기즈쿠리 와키자시가 만들어지는데 칼날의 길이는 약 45cm, 도신의 휨, 두께, 폭 등은 당시의 카타나와 비례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는 당시 무사들이 대소도를 함께 패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도공들도 이를 고려하여 제작하였기 때문입니다.

17. 에도 막부 말기/메이지 시대(1781년 ~ 1876년)
이 시기의 많은 도공들은 주로 고도 시기의 일본도를 모방한 시노기즈쿠리 카타나를 많이 제작하였습니다.

일본도는 시대별 상황에 따라 변해왔는데 다른 공예품들처럼 이는 대략적으로 동일한 시대를 대표하는 특성일 뿐이며 실제로는 더욱 다양하고 복잡합니다.

그러므로 개별 도검이나 도공, 도공의 문파별 특성 등을 통해 더욱 자세히 살펴 볼 필요가 있는데 이는 추후에 준비하도록 하겠습니다.

발췌 및 인용은 일본 學硏 출판사의 "圖說日本刀大全" 입니다.


	일본도의 변천사		2010/05/18	174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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